모 벤처 캐피털 기업의 CEO는 다른 회사에 투자할 때마다 그 회사 대표에게 이런 조언을 한다.
"내가 회사 사무실에 갔는데, 당신이 책상 위에 발을 올려놓고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면, 월급을 두 배로 올려드리겠습니다."
왜 쉬고 있는 사람의 월급을 두 배로 올려줄까? 그가 쉬는 게 아니라 성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텝 백> 저자 조지프 바다라코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만난 100여 명을 비롯해 많은 사람을 인터뷰하여 성찰을 잘할 수 있는 4가지 원칙을 정리했다. 이 원칙들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칙이 아니다. 저자도 강조하듯이 성찰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하면 된다.
이 책에 나오는 성찰의 사례를 보면 스타일이 다 달라서 대체 뭘 따라 해야 할지 모를 정도이다. 이것만 봐도 성찰은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라면 어떤 식으로 하든 상관없다. 다만 원칙을 알고 접근하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금부터 성찰의 4가지 원칙을 알아보자.
1. 굿 이너프
"나는 장소가 마땅치 않더라도 단 몇 분이라도 성찰할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성찰은 굳이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많이 할 필요가 없다. 성찰이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느끼고 조금이라도 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 시간, 장소라면 어떻게 하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너무 바빠서 성찰할 시간이 없는 상황을 주의하는 것이다. 오히려 성찰을 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 바쁜 것은 아닐까? 누구에게나 성찰할 시간은 있다. 자신에게 맞는 시간과 장소를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누구는 출퇴근하는 차 안에서 성찰을 한다. 차 안에서는 혼자 조용히 있을 수 있고 차가 멈춰 있는 시간은 몇 번씩 생기기 때문이다. 지하철 출퇴근도 좋은 성찰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지옥철이라 꺼려하지 말고 일단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성찰을 시도해 보자.
2. 다운시프팅
막상 성찰을 해보려 해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쉬운 방법이 있다.
그냥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다.
사실... 그냥 마음을 내려놓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생각하고 무언가에 신경이 쓰이도록 설계됐다. 가만히 있는 건 본능에 역행하는 행동이다. 그래서 오히려 성찰이 필요하다.
세상은 사람들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사람들은 자극을 원한다. 생각을 멈출 겨를이 없다. 자기의 생각이 없다면 다른 사람이 맞춰 놓은 생각에 따라가기 쉽다. 그러니 생각을 내려놓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누군가의 생각에 따라가는 것을 멈추고 자신만의 생각을 해나갈 틈을 확보할 수 있다. 이보다 쉽고 간단한 성찰의 방법은 없으니 어떻게 해서든 시도해 보자.
일단 마음이 흘러가게 내버려 두자. 그리고 그 마음을 관찰하자. 자신의 생각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보면 된다. 머리 아프게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냥 생각을 관찰하기만 하면 된다.
관찰하다가 순식간에 자기 생각 속에 빠져버릴 수 있다. 그럴 땐 다시 생각에서 빠져나와 관찰하면 된다. 생각만으로는 관찰이 힘들면 글을 쓰는 것도 좋다. 주제는 잡지 말고 그저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된다.
또 다른 쉬운 성찰의 방법이 있다. 작은 일을 축하하는 것이다.
축하도 성찰의 한 방법이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해 준다. 거창한 축하는 오히려 피곤하다. 작은 성과를 작게 축하하자. 일을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했으면 그걸 축하하면 된다. 모두 같이 하면 좋겠지만 혼자 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일상에서 성찰을 실천하는 것이니까.
마음을 내려놓거나 작은 일을 축하하는 행위는 일상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것이다. 속도를 늦출수록 삶은 강해진다.
3. 숙고
숙고는 어떤 사안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며 중요한 것을 파악하는 것이다. 굳이 분석하고 정답을 찾아내려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여러 관점에서 질문을 하면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2가지 좋은 질문이 있다.
(1) '내가 피하려는 관점이나 감정이 있는가?'
(2) '내가 존경하는 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특히 2번째 질문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몽테뉴에게도 도움이 됐던 질문이라고 한다. 기독교에서는 'WWJD'라는 문구로 이 성찰법을 쓴다. 'What Would Jesus Do?' 즉,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의미다.
숙고하는 시간을 정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정 시간까지만 숙고를 하고 시간이 지나면 다른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문제에 대해 생각을 멈추게 되고 생각이 멈춘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다른 관점이 생각날 수 있다.
4. 멈춤과 평가
무엇을 결정하고 행동하는 데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려면 2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1) 내 결정과 행동이 나 자신의 기준과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기준에 부합하는가?
(2) 내가 며칠, 몇 주 또는 더 오랫동안 생각한 후 결정을 내리고 행동할 때, 나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바쁘게 산다면, 재미있게 산다면, 힘들게 산다면 뒤로 물러서기 힘들다.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할 것만 같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멈춰서 뒤로 물러서보자. 물러설 힘이 없기 때문에 계속 전진만 하며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하는 힘이야 말로 진정 강한 힘이다.
위 4가지 성찰의 원칙들은 사실 구분이 의미가 없다. 그저 마음에 드는 방법을 쓰면 된다. 이 책에서 나온 다른 성찰의 방법들도 적어둘 테니 참고하여 자신의 성찰에 잘 쓰시길 바란다.
※ 성찰의 여러 방법들
- 나 자신을 위한 신성한 장소와 신성한 공간을 만든다.
- 창가에 서서 새로운 풍경을 바라본다.
- 산책한다.
- 천천히 숨을 쉰다.
- 달리기를 한다.
- 올바른 파트너와 대화한다.
- 생각을 글로 정리한다.
- 약속 시간보다 일찍 출발해서 성찰할 시간을 확보한다.
- 자연으로 간다. (골프도 자연과 함께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 자기 자신과 대화한다.
"만일 우리가 성찰을 하지 않는다면, 삶은 무수히 많은 길로 빠지게 될 것이다. 그러다 언젠가 우리는 정신을 차릴 것이고, 그때 우리는 자신이 바라던 사람이 아닐 것이고, 또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